오만의 푸른 파도와 쏟아지는 별

오만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오만 해변의 일몰

이슬람 왕국인 오만은 우리에게 낯선 나라다. 아라비아 반도 남동부에 있는데 위쪽에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있고, 옆으로는 예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돌이 많은 나라여서 돌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신기했다. 도로를 만들 때는 터널을 뚫지 않고 산을 굽이굽이 돌아 넘어간다. 그래서인지 도시와 산이 하나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었다. 웅장한 바위산 아래에 흙과 돌로 지어진 건물들은 둥근 모스크를 감싸주고, 해안 도로에서는 멋진 색의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국립박물관을 거쳐 알아람궁전에 갔다. 국왕이 손님을 맞이할 때 이용하는 이 궁전은 그랜드 모스크와 함께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궁전은 바위산을 뒤로하고 왼쪽에 요새를 끼고 있는데 인도의 건축기법으로 지어져 우아한 곡선이 많은 게 특징이었다.

그랜드 모스크는 국왕 즉위 25주년을 기념해 지은 사원이다. 2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큰 데다, 세계 최대의 카펫이 깔려 있고, 천장의 샹들리에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잘 가꿔진 색색의 꽃밭은 장엄한 모스크를 부드러워 보이게 만들었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무트라 수크 재래시장은 수만 가지 상품들로 여행객의 눈을 자극했다. 오만 남성들이 쓰는 다양한 문양의 오마니 모자와 색색의 장식품, 전통복과 스카프, 낙타 인형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유향의 원산지로 유명한 나라답게 향수 종류도 다양했다.

오만오만의 구시가지 풍경

여행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북적이는 시장은 오래된 아랍의 분위기를 풍겼다. 장식품 가게 한쪽에 있는 엽서 중에서 놀라운 사진을 발견했다. 분홍색 물감을 풀어놓은 호수였다. 오만에는 3곳의 ‘핑크 호수’가 있는데 여름에만 볼 수 있고 9월에는 물이 말라버린다.

물빛은 기온에 따라 변하는데 아주 더울 때는 빨간색, 온도가 더 내려가면 핑크색, 그 다음은 일반적인 호수 색이다. 아쉽게도 마침 겨울이라 핑크 호수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일을 하는 탓에 오만 사람들은 나를 보면 필리핀에서 왔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강한 어조로 “코리아”라고 답했다. 그러면 그들은 일본, 필리핀, 한국 사람들의 생김새가 모두 같다고 했다.

나도 그때마다 “당신과 에티오피아, 수단 사람들의 얼굴이 내겐 모두 같아 보인다”고 응수했다. 이 말에 정색하는 걸 보면 오만 사람들은 아랍인치고 상냥하지 않다. 호텔 직원들조차 쌀쌀맞았다.

그러나 여행객인 내게는 푸른 아라비아해를 끼고 바다와 등대, 하얀 빛깔의 전통 가옥이 어우러져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나라로 기억될 뿐이다. 파도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사막의 이 나라는 색다른 여행지가 분명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다음 여행지인 이웃나라 예멘으로 가기 위해 샬랄라로 가서 국경을 넘고 있다.

배낭여행가 오현숙 오현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