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시드니 하늘이 왜 이래요” 호주 여행자들 ‘발 동동’

호주 시드니의 명소인 오페라 하우스가 19일 산불로 발생한 짙은 연무에 휩싸여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보니 시드니 하늘이 온통 잿빛이네요.”


값비싼 여행 경비를 내고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아연실색이다.

호주에서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곳곳을 덮친 재난급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불 탓에 시드니 전역의 공기도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워터프런트의 사진에서는 하늘이 누런색이다.

푸른 하늘과 바다를 자랑하는 본다이 비치 하늘도 잿빛으로 뒤덮여 관광객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잿빛 하늘의 본다이 비치 [김해림 씨 제공]

40도가 넘는 폭염과 화마로 인해 올겨울 호주 관광 시장이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두 달 넘게 산불 피해가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는 아직도 상당히 많은 산불이 진행 중이고 이중 절반은 통제가 어려운 상태라고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지난 2일 보도했다.

특히 시드니 북서쪽 고스퍼즈 마운틴과 서쪽 그린 와틀 크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시드니 도심에서 불과 80km 떨어진 블루 마운틴 서쪽에서 맹렬히 타고 있다.

NSW주 정부는 국가재난 사태로 규정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관광객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멀리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소방관과 진화 장비가 도착해 진화에 나설 지경이다.

관광객 긴급 대피…국가비상사태 선포한 호주 산불 현장 

주호주 미 대사관은 자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오는 4일까지 산불 피해가 극심한 남동부 해안 지역을 벗어날 것을 경고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드니 시 당국은 산불로 인해 발생한 재로 식수 취수시설의 오염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차량 내부에 둔 돼지고기가 익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호주 산불 영향으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하늘이 온통 잿빛이다. 2020.1.4

호주 서부도시 퍼스에 사는 스튜 펭겔리는 돼지고기 1.5㎏을 구이용 그릇에 담아 좌석에 놔뒀더니 10시간 정도 후 성공적으로 익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밀폐된 차 안 온도가 오전 7시에 30도를 넘어섰고 10시엔 52도, 오후 1시에 81도에 달했다고 한다.

한 교민은 시드니 북쪽 본질 본질(Bongil Bongil) 국립공원이 있는 코프스 하버지역을 다녀오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오렌지색으로 변한 코프스 하버 지역 [김해림 씨 제공]

사진은 산불 때문에 온통 오렌지색으로 변한 하늘이 재앙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시드니 블루 마운틴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국내 여행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여행사들로 취소 문의도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호흡기가 약한 노약자 등은 실제 취소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비가 오지 않고 있어 장기화할지도 모른다”면서 “특히 고온과 함께 미세먼지도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베이트맨즈 베이 지역에서 탈출에 나선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도로 위에 빼곡히 줄지어 있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시드니 한 곳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동북부의 퀸즐랜드주와 서부인 퍼스까지 산불이 일어났고 최근에는 애들레이드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실제 관광 동선상 산불 영향이 있는 곳은 없으나, 취소 문의는 꾸준하다”며 “뉴질랜드로의 여행 수요 이동이 있는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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